태국 최대 재벌 CP그룹 고속철 사업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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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최대 재벌인 CP그룹이 고속철 사업에 진출한다. CP그룹이 이끄는 컨소시엄이 태국 수도권 3개 공항을 연결하는 71억 달러(약 8조 원) 규모의 고속철 계약을 체결했다고 비즈니스타임스가 최근 보도했다. CP는 자국의 인구가 감소하면서 핵심인 식품 사업과 함께 부동산 개발을 미래 수익원으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다만 음식과 소매가 핵심인 CP가 부족한 철도 건설 노하우와 거액의 투자에 대한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신문에 따르면 이번 고속철 프로젝트는 방콕 인근 수완나품, 돈무앙, 우타파오 3개 공항 간(220km)을 약 1시간 만에 연결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2023년 일부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 국유철도 건설업체인 중국철건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했고, 운행은 이탈리아 국철의 협력을 받을 예정이다. 수파차이 CP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철건은 시스템 관리 경험이 풍부하고, 운행은 이탈리아의 노하우를 살릴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CP가 고속철 사업에 뛰어든 건 의외다. 그동안 음식과, 소매, 통신을 중심으로 세계 22개국에서 사업을 전개해왔기 때문이다. 그룹 전체 매출의 약 30%가 태국에서 나온다. 그럼에도 ‘철도’라는 미지의 영역에 뛰어든 건 태국의 사업 환경이 크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룹의 핵심인 CP푸즈는 저렴한 노동력을 무기로 가금류와 육류 가공을 통해 급성장했지만, 현지 인력난이 심해지면서 인건비가 상승해 예전만큼의 경쟁력이 없어졌다. 태국의 인구 증가율은 이미 0.3%로 둔화, 2022년에는 65세 이상 고령자가 전체 인구의 14%를 넘어설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뛰어든 고속철 사업도 장밋빛인 것만은 아니다. 연선 인구 등을 따지면 이용자수는 많지 않다고 한다. 오히려 “운행을 하면 할수록 손해 보는 장사”라고 현지 철도 관계자는 말했다.

그럼에도 CP가 승산이 있다고 보는 건 연선 개발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청사진 때문이다. 이번 프로젝트 계약에는 역 주변 개발권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방콕 중심부에 있는 마카산 역 주변에 1400억 바트(약 5조 원)를 투자해 호텔과 상업시설, 회의장 등 복합 시설을 개발할 계획이다. CP는 연선에 방대한 토지를 갖고 있는데, 방콕에서 기차로 1시간 이내이면 베드타운이나 리조트로서 토지 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동남아시아에서는 고속철 프로젝트가 좌절되거나 계획이 크게 지연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게다가 운행 기술이나 안전성 등 철도 사업 노하우도 하루 아침에 축적할 수 있는 게 아닌 만큼 우려의 소리가 나온다.

※ 출처 ※
배수경 기자, 태국 최대 재벌 CP그룹 고속철 사업 진출,  이투데이,  2019.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