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롯데마트 인수 후보로 동남아 화교기업 급부상


본문

롯데그룹이 중국 롯데마트 매각을 추진 중인 가운데 막강한 자본력과 네트워크를 가진 화교 기업들이 유력한 매수 후보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실제 매각 절차를 밟아 중국에서 철수하는 과정에서 중국 정부와 마찰이 불가피한 만큼 중국 정부와의 관계를 잘 풀어낼 수 있는 화교 기업이 주목받는다는 것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태국 CP그룹과 인도네시아 살림그룹 등이 중국 롯데마트 매장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현재 인수에 참여했다고 알려진 CP그룹이나 살림그룹 같은 화교 기업이 롯데마트를 인수하기에는 적합하지 않겠느냐"며 "점포를 매각하고 완전히 철수하는 데는 단계마다 중국 정부 허가가 필요한데, 다른 기업들이 이 복잡한 절차를 거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CP그룹은 이마트 중국 점포를 인수하기 위해 마무리 작업 중인 태국 최대 유통 그룹이다. CP그룹은 태국 현지에서 편의점 세븐일레븐과 할인점 매크로(Makro) 등을 운영해 태국인에게 가장 잘 알려진 기업으로, 화교 자본으로 분류된다. CP그룹 창업주는 중국 광둥성 출신의 화교 기업인인 셰궈민(태국명 다닌 치아라와논드) 명예회장이다. 그는 1980년 1000만달러를 들여 광둥성 선전경제특구에 사료공장을 지었고, 1989년 톈안먼 사태 이후 다른 나라 기업들이 중국 투자를 기피했을 때도 10년 장기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중국 투자를 이어갔다. CP그룹은 중국 정부와의 신뢰를 기반으로 중국에서도 베이징·장쑤·산둥 등 중국 동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슈퍼마켓 `로터스`와 상하이의 초대형 쇼핑몰 `슈퍼브랜드몰` 등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 롯데마트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또 다른 기업인 인도네시아 살림그룹도 중국 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화교 그룹으로 손꼽힌다. 린사오량 살림그룹 회장은 1936년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메단으로 이주한 화교 출신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푸젠성 성장 시절 푸칭시에 공단을 조성할 때 린 회장이 적극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측도 이 같은 동남아 화교 기업이 중국 정부를 설득하면 매각 작업이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최근 롯데마트가 중국 최대 유통기업인 화롄그룹에 롯데마트 점포 매각을 추진했으나 화롄 측이 정치적 리스크를 우려하며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이유로 중국 현지 기업들은 매수 후보군에서 다소 멀어진다는 평이다.

한편 투자은행 등에 따르면 롯데마트 중국 사업 철수 보도 이후 미국계 유통업체와 유럽계 유통업체, 미국계 사모펀드 등 5~10개 업체가 롯데마트 자산에 관심을 보이고 인수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 출처 ※ 

​손일선, 이유진 기자, 中롯데마트 인수 후보로 동남아 화교기업 급부상, 매일경제, 2017-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