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강자 CP·유통 큰손 센트럴…태국경제 이끄는 두 코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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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경·MBN 공동기획 / 아세안 히든챔피언을 찾다 - 2부 ④ 글로벌브랜드 확장 나선 태국 ◆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에서 인도네시아 다음으로 덩치가 큰 태국 경제를 이끄는 2개 축은 식품·음료와 유통이다. 태국의 식품·음료 관련 대기업들은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제품군을 거느리고 있을 만큼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이다. 유통기업들도 유럽 백화점을 인수하는 등 `글로벌 플레이어`의 위상을 갖추고 있다.

태국을 대표하는 식품·음료 기업으로는 CP그룹, 타이 베버리지, 레드불 등이 꼽힌다. CP그룹은 `태국의 삼성`으로 불릴 정도로 명실상부한 태국 대표 기업이다. CP그룹은 1921년 중국에서 태국으로 이주한 화교 사(謝)씨 가문이 세운 종자 가게에서 출발했다.

이제 CP그룹은 유통, 통신, 금융, 미디어 등 다양한 영역으로 문어발식 사업 확장에 성공한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룹의 연 매출액은 465억달러(약 55조3536억원)에 달한다. 2015년 기준 태국 국내총생산(GDP)이 3975억달러(약 473조1840억원)라는 점을 감안하면 CP그룹이 태국 전체 GDP의 11.7%에 달하는 매출을 올리고 있는 셈이다. 다양한 사업군을 갖췄지만 CP그룹의 핵심 사업은 `닭`과 `새우`로 상징되는 식품사업이다.

사료를 핵심 사업 영역으로 하면서 사료를 먹여 키운 닭과 새우를 냉동가공식품으로 만들어 파는 것이 CP그룹 식품사업의 경쟁력이다. 현재 전 세계 40여 개국에 수출하는 `세계 5위 농업·식품 대기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새우완탕, 핫윙 등 CP그룹 가공식품을 찾아볼 수 있다. CP그룹의 유통 비즈니스도 상당히 크다. 유통사업과 관련해 일본 세븐일레븐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태국 전역에서 세븐일레븐을 운영하고 있다. CP그룹 이외에 `창비어`로 유명한 타이 베버리지, 세계적인 에너지 음료 `레드불`을 생산하는 레드불 등도 태국을 대표하는 음료 회사다.

유통 분야에선 단연 센트럴그룹이 대표기업이다. 중국 하이난 출신인 티앙 치라티왓은 1947년 센트럴그룹을 창업했다. 센트럴 플라자, 로빈슨 백화점 등을 보유해 백화점 업계에서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엔 해외 시장 진출에 적극적이다. 지난해 6월 센트럴그룹은 1907년 개장한 뒤 독일 수도 베를린의 관광 명소로 자리 잡은 `100년 백화점` 카데베 지분 50.1%를 인수했다. 앞서 2011년에는 이탈리아 백화점 라 리나센테를 인수해 처음으로 유럽 시장에 진출했고 2013년에는 덴마크를 대표하는 백화점 일룸마저 손에 넣었다. 시암 파라곤, 엠포리엄 백화점 등을 운영하는 더몰 그룹도 태국을 대표하는 기업이다. 최근 `5000분의 1` 확률을 뚫고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처음 우승을 차지해 전 세계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레스터시티 구단주는 태국 면세점 기업인 킹파워그룹의 비차이 스리바다나프라바 회장이다.

한류 열풍으로 한국 화장품, 식품 등에 대한 태국 내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처럼 막강한 위상을 갖추고 있는 태국 대기업들과의 협력 관계를 강화해 이들이 구축해 놓은 유통망을 적극 활용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진단이다. 노광일 주태국대사는 "한류에 대한 태국 국민 호감도가 특히 높아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디지털콘텐츠, 화장품 사업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태국 최대 부호는 짜런 시리와타나팍디 타이 베버리지 회장이다. 포브스 세계 부호 순위 94위인 짜런 회장의 재산은 107억달러(약 12조7330억원)에 달한다. 태국 2위 부자는 타닌 찌야와논 CP그룹 회장이다. 그의 재산은 68억달러(약 8조920억원)로 세계 171위 부호 자리에 올라 있다.

※ 출처 ※
장용승 아시아순회특파원 / 문재용 기자, 식품강자 CP·유통 큰손 센트럴…태국경제 이끄는 두 코끼리, 매일경제 MBN, 2016-05-30